집안 사정으로 거리로 나가 일자리를 찾던 한 10대 소년의 취업 성공담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A군은 지난 14일 자정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일 이거 들고 거리 활보할 거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군은 서툰 글씨로 직접 쓴 피켓의 사진과 함께 "이제 부모님 통장도 바닥이 났다"며 "구직 피켓을 들고 일자리를 찾아 나서겠다"고 밝혔다.
해당 피켓에는 "저는 미성년자지만 집이 가난해 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번번이 실패해 이렇게 길바닥에서 피켓을 들게 됐습니다"라는 호소문이 적혀 있었다.
약 16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4시께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자리 구걸 성공했다'는 제목의 글이 추가로 올라왔다. A군은 "종이를 등 뒤에 붙이고 서울 한복판을 돌아다녔다. 사람들도 자기 살기 바쁘다 보니 도와줄 시간이 없나 보더라"며 "포기하고 집에 가려는데 어떤 정장 입은 젊은 남성이 날 멈춰 세우더니 맥도날드를 데려갔다"고 했다.
이어 "지금 나의 상황을 말하니 남성은 '아는 형이 일하는 곳에 들어가 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더라"며 "난 당연히 수락했고, 남성은 잠시 통화하러 나갔다 오더니 전화번호와 자신의 명함을 건네줬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군은 남성이 건넨 전화번호를 통해 받은 일자리 안내 문자를 함께 공개했다. 충남 아산에 있는 한 대기업 사업장에서 포설·단말·트레이 설치 등 장비 관련 공사를 하는 업무로, 2월 1일부터 근무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일당 16만원과 같은 처우에 관련된 이야기도 오갔다.
A군은 "바로 계약하고 일하기로 했다. 이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용기 있는 사람이 일자리를 얻는다"며 A군의 용기 있는 모습을 칭찬했다. 이어 "뭘 해도 성공할 청년", "일은 고되겠지만 보람을 느낄 거다", "꼭 자수성가하길 바란다" 등의 응원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집에서 무위도식하는 고스펙 백수보다 훨씬 낫다"며 "소년에게 도움을 건넨 분도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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